신문읽는 사람칸/한국의 오늘
MS의 첨단 IT 기기, '문제 해결'로 바꾼 교육과정 서울시교육청도 구상 중
지초
2013. 11. 20. 10:35
[단독] 빌 게이츠식 '未來 학교' 서울에도 생긴다
文교육감의 한국형 미래 학교… 첨단 IT 동원해 내년 초 설립
교사 30명, 1년간 교수법 연구… 2015년 中2 대상 시범 교육
'117명 전원 대학 합격.'
2010년 필라델피아의 한 고등학교가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지역은 사흘 건너 한 번씩 마약과 음주 사고가 터지고, 고교 출석률이 76%에 그쳤던 암담한 곳이었다. 그런데 2006년 설립한 한 학교가 무너진 공교육의 희망이 됐다.
이 학교는 바로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시절 세운 '스쿨 오브 더 퓨처(School of the Future·미래의 학교)'다. 게이츠 회장은 필라델피아교육청의 요청으로 학교를 세웠다. MS의 첨단 IT 기기를 사용하고, 기존의 '정답 맞히기' 위주에서 '문제 해결'로 바꾼 교육과정도 개발했다. 그 결과 첫 졸업생 전원이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내년에 한국에도 이런 학교가 등장할 예정이다. IT 기업들이 첨단 기술로 공립학교 교실을 꾸미고,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교사들은 IT를 통한 최적의 교수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19일 "기존의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한국형 미래의 학교'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교사만 있는 '고스트 스쿨'
문용린 교육감은 우선 내년 초 서울의 비어 있는 학교 부지에 국어·수학·영어·과학 등 8개 과목의 교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동시에 삼성, LG 등 국내 IT 기업에 "최첨단 기술로 각 교실을 꾸며달라"고 요청하겠다는 구상이다.
학생은 없지만 교장과 교사 등 30명 정도를 이 학교로 발령낼 계획이다. 교사들은 기업이 꾸민 교실에서 기업 연구원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첨단 IT로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를 1년간 연구하게 된다.
즉, 학생은 없고 교사와 교실만 있는 '고스트 스쿨(Ghost School·유령 학교)'에서 교사와 기업의 IT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IT를 활용한 최적의 교수 학습 방법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1년간 '고스트 스쿨'의 실험이 끝나면 전국에서 중학생(2학년)들의 지원을 받아 새롭게 개발한 교육과정으로 가르친다는 계획이다. 시범 학급은 2학급으로 추진 중이다. 시범학교 성과를 봐서 서울의 다른 학교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서울시교육청 측은 설명했다.
◇"공교육,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만 바꿀 수 있다"
문용린 교육감이 이런 획기적인 구상을 하게 된 이유는 "지금처럼 교육 정책을 조금씩, 단편적으로 바꿔서는 공교육 개혁이 요원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십년간 대학 입시 제도를 바꿔보았지만 결국 교육 현장에 혼란만 가져오고 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을 문 교육감은 예로 들었다.
문 교육감은 "지금과 완전히 다른 교실 환경에서 수업을 하면 교사와 학생 사이의 수업도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며 "어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교육 발전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교육 실험을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스쿨 오브 더 퓨처(School of the Future·미래의 학교)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공교육이 무너진 미국 필라델피아에 세운 학교. IT 를 수업 혁신에 활용했다. ‘한국형 미래 학교’도 첨단 IT를 수업에 적용할 방침이다.
[김연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0년 필라델피아의 한 고등학교가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지역은 사흘 건너 한 번씩 마약과 음주 사고가 터지고, 고교 출석률이 76%에 그쳤던 암담한 곳이었다. 그런데 2006년 설립한 한 학교가 무너진 공교육의 희망이 됐다.
이 학교는 바로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시절 세운 '스쿨 오브 더 퓨처(School of the Future·미래의 학교)'다. 게이츠 회장은 필라델피아교육청의 요청으로 학교를 세웠다. MS의 첨단 IT 기기를 사용하고, 기존의 '정답 맞히기' 위주에서 '문제 해결'로 바꾼 교육과정도 개발했다. 그 결과 첫 졸업생 전원이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내년에 한국에도 이런 학교가 등장할 예정이다. IT 기업들이 첨단 기술로 공립학교 교실을 꾸미고,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교사들은 IT를 통한 최적의 교수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19일 "기존의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한국형 미래의 학교'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교사만 있는 '고스트 스쿨'
문용린 교육감은 우선 내년 초 서울의 비어 있는 학교 부지에 국어·수학·영어·과학 등 8개 과목의 교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동시에 삼성, LG 등 국내 IT 기업에 "최첨단 기술로 각 교실을 꾸며달라"고 요청하겠다는 구상이다.
학생은 없지만 교장과 교사 등 30명 정도를 이 학교로 발령낼 계획이다. 교사들은 기업이 꾸민 교실에서 기업 연구원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첨단 IT로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를 1년간 연구하게 된다.
즉, 학생은 없고 교사와 교실만 있는 '고스트 스쿨(Ghost School·유령 학교)'에서 교사와 기업의 IT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IT를 활용한 최적의 교수 학습 방법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 |
1년간 '고스트 스쿨'의 실험이 끝나면 전국에서 중학생(2학년)들의 지원을 받아 새롭게 개발한 교육과정으로 가르친다는 계획이다. 시범 학급은 2학급으로 추진 중이다. 시범학교 성과를 봐서 서울의 다른 학교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서울시교육청 측은 설명했다.
◇"공교육,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만 바꿀 수 있다"
문용린 교육감이 이런 획기적인 구상을 하게 된 이유는 "지금처럼 교육 정책을 조금씩, 단편적으로 바꿔서는 공교육 개혁이 요원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십년간 대학 입시 제도를 바꿔보았지만 결국 교육 현장에 혼란만 가져오고 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을 문 교육감은 예로 들었다.
문 교육감은 "지금과 완전히 다른 교실 환경에서 수업을 하면 교사와 학생 사이의 수업도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며 "어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교육 발전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교육 실험을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스쿨 오브 더 퓨처(School of the Future·미래의 학교)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공교육이 무너진 미국 필라델피아에 세운 학교. IT 를 수업 혁신에 활용했다. ‘한국형 미래 학교’도 첨단 IT를 수업에 적용할 방침이다.
[김연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